울산시민축구단 윤균상 감독, "팀 전체 자신감 끌어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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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969회 작성일 22-09-21 17:30본문
지난 17일(토) 저녁, 울산종합운동장에서는 아쉬움만이 감돌았다. 창원시청축구단에 0-2로 패한 후 선수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한숨을 내쉬었다. 8경기 무승, 울산시민축구단의 현 상황이었다.
작년 이 시점 울산은 리그 26경기에서 9승 8무 8패를 거두며 15팀 중 7위로 승격팀답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모습으로 리그 종료 시점에는 최소 실점 3위(25실점)라는 기록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울산은 26경기 6승 8무 12패로 16팀 중 14위로 추락했고 실점 또한 34실점으로 지난 시즌을 훌쩍 뛰어넘어버렸다. 분명 좋은 신호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울산시민축구단이 울산광역시 대표로 출전하는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이 3주도 채 남지 않았고, 또한 리그 무승행진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분위기 반전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렇다면 윤균상 감독은 현재 경기력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먼저 윤균상 감독은 "현재 저희가 다른 팀들에 비해 결코 경기 내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상황에서 운이 따라주지 않는 부분도 있고, 실책 역시 발생하고 있다. 물론 잔여 경기에서 승리해 순위를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순위보다 중요한 건 팀 전체의 자신감이다. 당장 전국체육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순위보다는 팀스피릿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균상 감독이 생각하기에 아쉬운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어서 윤균상 감독은 "저희가 K리그1처럼 톱클래스 팀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위가 더 높다고 해서 두려움을 갖고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다. 선수들도 이점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그라운드 위에서 조금 더 능동적인 모습과 도전정신을 보여줬으면 한다."라며 현 시점 울산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도전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조예찬과 맏형 박진포 역시 현 상황에 대해 윤균상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나눈 그들의 모습에도 아쉬움이 역력했다. 성인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한 선수들이지만 패배를 받아들이는 건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선보인 조예찬은 "선수단 전체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잘 풀리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눈에 띄는 문제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주장으로서 제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라며 운을 뗐다.
뒤이어 조예찬은 선수단 전체적으로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조예찬은 "저희보다 어린 친구들은 울산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상위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축구선수라면 더 높은 리그에서 뛰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당연하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큰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전국체육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울산에서 열리고, 울산을 대표하는 만큼 선수들 모두 똑같은 목표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라는 뼈 있는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각자 마음가짐에 따라 발전의 폭이 무궁무진해질 수 있고, 자연스레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었다.
맏형 박진포는 선수들 스스로 '자극'을 느껴야 한다고 전했다. 프로 통산 255경기에 나서 FA컵 우승 2회, K리그2 우승 및 베스트11 선정 1회, K리그1 준우승, 국가대표 소집 등 찬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박진포지만 그 역시 힘든 상황을 맞닥뜨려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박진포는 2019년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장 완장을 차고 강등권 경쟁 중인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삭발 투혼도 불사했다. 누구보다도 현재 힘들어하고 있을 후배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지만 이제는 선수 생활 말미에 접어든 박진포는 축구뿐만이 아닌 인생에서도 기억해야 할 조언을 후배들에게 건넸다. 박진포는 "살면서 누군가 대신해 주지 않는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 건 결국 자기 스스로다. 무승에 동생들이 많이 위축돼있는 걸 알고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거나 좌절하기보다는 지금 이 경험들을 자극제로 삼고, 자기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깨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후 인터뷰를 마친 박진포는 라커룸으로 돌아가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K3리그 승격 2년 차 울산시민축구단, 그들은 이제 '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물론 언제 어디서든 진다는 것이 익숙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맏형 박진포의 이야기처럼 90분 축구 경기 이후 점수판에 나타나는 숫자 몇 자로 인생을 살아가는 교훈을 배우고,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면 진다는 것이 결코 손해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곧 승리로 직결될 것이니까 말이다. 이제, 우리는 절치부심해 다시 한번 나아갈 때다.
[기사=울산시민축구단 미디어팀 배웅기]
[촬영=울산시민축구단 미디어팀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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