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노경남을 추억하며, by 울산시민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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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221회 작성일 22-12-08 16:43본문
[미디어팀 취재 인터뷰]
바야흐로 4년 전, 2018년은 노경남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당시 대학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노경남은 첫 성인 무대팀으로 여주세종축구단(現 여주FC)을 택했다. 창단 첫 시즌의 여주는 프로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친 박종환 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하는가 하면, 공격적인 보강으로 하여금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경남의 시간은 오지 않았다. 출전 기회를 종종 받았지만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위치에서 뛰기도 했다. 그해 여름 노경남은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청주 CITY FC로 떠났지만 아쉽게도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대학 시절 돋보인 공격수였지만 그에게 성인 무대의 벽은 높디높았다.
그때 울산시민축구단 윤균상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2018년 12월 새롭게 창단한 울산시민축구단은 윤균상 감독의 철학 아래 울산광역시 출신 선수들과 재기를 꿈꾸는 선수들이 뭉쳤고, 울산에서 나고 자란 노경남은 이 철학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였다. 노경남 역시 윤균상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자신감에 날개를 달았다. 첫 시즌 부주장으로서 주장 김정현과 함께 팀을 이끈 노경남은 23경기 10골 5도움이라는 기록으로 울산시민축구단에 K3리그 베이직 우승을 안겼다.
그리고 네 시즌이 흘러 2022년 10월 29일, 노경남은 울산에서 축구선수로서 마지막 선발 경기를 뛰었다. 울산에서 49경기 13골 6도움과 K3리그 베이직 우승,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안고 떠나는 노경남의 경기 후 작별인사에는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렇게 노경남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17년간 정들었던 축구화를 벗었다.
시흥시민축구단과 2022 K3리그 최종전이 끝난 후 노경남은 미디어팀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소감을 전했다. 노경남은 "처음 감독님께서 불러주셨을 때가 생각이 난다. 1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고향팀에서 손을 내밀어 주셨고 '정말 잘해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울산시민축구단 팬으로 관중석에서 찾아뵐 생각이다. 잊지 못할 4년이었다."고 말했다.
박수를 받으며 울산종합운동장을 떠난 노경남이지만 그에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9 K3리그 베이직 우승을 꼽은 노경남은 "반대로는 군 복무로 2021시즌을 뛰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쉽다. 부상도 있었고, 경기를 뛰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컨디션도 떨어졌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노경남은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10살 때부터 신어 왔던 축구화를 벗고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경남은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다양한 주제의 공부를 하면서 시야를 넓힐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우선은 울산시민축구단 팬으로서 관중 동원에 힘을 써보겠다."고 말하며 윤균상 감독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노경남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윤균상 감독 역시 노경남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했다. 창단 멤버로서 묵묵히 헌신해 온 것은 창단 초기 자리를 잡아가던 구단과 윤균상 감독에게 큰 선물이었다. 윤균상 감독은 노경남을 바라보며 "감독 인생에서 저에게 욕을 가장 많이 먹은 선수"라고 표현하면서도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인데, 부상으로 완전히 펼치지 못한 것 같아 미련이 남는다. 창단 멤버로 팀에 기여한 부분들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윤균상 감독은 마지막으로 축구계 선배가 아닌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윤균상 감독은 "집이 옆 동네라 (노)경남이를 아마 자주 보지 않을까 싶다.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착하게 살지 말고,(웃음) 다른 인생을 즐기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새로운 삶을 원대하게 펼치라는 것이다. 마주치면 밥 한 번은 살 텐데, 그 한 번 말고는 경남이가 다 살 거라 생각한다."며 노경남의 어깨를 두드렸다.
울산시민들의 기억에 남을 노경남의 축구 인생은 많은 팬들과 그의 든든한 가족이 지켜보는 아래 끝을 맺었다. 울산시민축구단 또한 2018년 창단 멤버로서 4년 동안 헌신해 온 노경남에게 감사를 전하며, 제2의 인생 역시 행복과 행운만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Thank you, 경남!
- 프로필 -
이름 : 노경남
생년월일 : 1995년 9월 26일
출신교 : 울산학성초 - 울산학성중 - 경남진주고 - 경북대구대
울산시민축구단 출전기록 : 2019~2022 49경기 13골 6도움
기사 = 울산시민축구단 미디어팀 배웅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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